대게와 홍게, 가격 차이만큼 맛 차이가 날까?

제철 수산물 감별법

겨울에 게를 먹으러 식당에 갔다가 메뉴판을 보고 잠깐 고민했다. 대게와 홍게가 나란히 있었는데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달랐다. 홍게를 시킨 지인이 “맛은 비슷한데 가격 차이만큼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정말 그럴까.

두 게를 직접 비교해보기 위해 같은 날 대게 한 마리와 홍게 한 마리를 사서 쪄봤다. 먹어보니 비슷하다는 말이 이해됐다. 그런데 차이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어떤 목적으로 먹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두 게의 외형 차이

대게와 홍게는 둘 다 다리가 길고 게 중에서도 크기가 큰 편이다. 나란히 놓으면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색깔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홍게는 살아있을 때부터 붉은빛이 강하다. 등딱지와 다리가 전체적으로 붉은 주홍색이다. 대게는 살아있을 때 황갈색이나 연한 주황빛이다. 익히면 둘 다 붉어지지만 익히기 전 색깔로 구별이 된다.

다리 길이와 체형도 다르다. 대게는 몸통 크기에 비해 다리가 매우 길다. 옆으로 최대한 펼치면 1미터가 넘는 개체도 있다. 홍게는 대게보다 다리가 짧고 몸통이 상대적으로 두툼한 편이다.

서식 깊이도 다르다. 대게는 수심 200~500m의 깊은 바다에 산다. 홍게는 그보다 더 깊은 800~2500m의 심해에 산다. 서식 환경 차이가 맛에도 영향을 미친다.


맛 차이, 어디서 나는가

두 게의 맛 차이는 살의 질감과 단맛에서 온다.

대게 살은 결이 뚜렷하고 쫄깃하다. 다리를 잘라서 살을 밀어내면 살이 통째로 밀려나오는 경우가 많다. 씹을 때 탄탄한 저항감이 있고 단맛이 뒤에서 올라온다. 게장으로 담갔을 때 살의 질감이 그대로 유지된다.

홍게 살은 대게보다 부드럽고 수분이 많다. 살을 밀어낼 때 잘 뭉치지 않고 부슬부슬한 경우가 있다. 맛은 담백하고 단맛이 있지만 대게보다 깊이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내장 맛도 다르다. 대게 내장은 노란빛이 진하고 크리미한 질감이다. 밥에 비벼 먹었을 때 고소하고 진한 맛이 강하다. 홍게 내장은 상대적으로 내장량이 적고 맛이 대게보다 가벼운 편이다.

살 수율도 차이가 난다. 같은 크기일 때 대게가 홍게보다 살이 많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다리가 길고 굵어서 다리 안에 든 살이 풍성하다.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게살 자체의 맛과 질감을 즐기고 싶다면 대게가 낫다. 다리 살을 밀어서 통째로 꺼내 먹는 그 식감, 씹을 때 올라오는 단맛이 대게의 매력이다. 내장을 밥에 비벼 먹는 것도 대게 내장이 훨씬 진하다.

가성비를 따진다면 홍게도 충분하다. 찜이나 탕으로 끓였을 때 국물 맛은 홍게도 깊고 진하다. 게살 자체보다 국물을 즐기는 요리라면 홍게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혼자 또는 소수가 먹는다면 대게 한 마리, 여럿이 먹는 탕 요리라면 홍게 여러 마리가 현실적인 선택이다.

구분대게홍게
살아있을 때 색황갈색, 연한 주황빛선명한 붉은 주홍색
다리 길이매우 길고 굵음상대적으로 짧음
서식 깊이200~500m800~2500m
살 질감쫄깃하고 결 뚜렷부드럽고 수분 많음
내장진하고 크리미상대적으로 가벼움
적합한 요리찜, 게장, 그냥 쪄먹기탕, 찜, 국물 요리
가격높음대게보다 낮음

신선한 게 고르는 기준

두 게 모두 신선도 확인 방법은 같다.

살아있는 것이 기본이다. 움직임이 있고 다리가 힘차게 버둥거리는 것이 좋다. 기력이 없어 축 처진 게는 살이 빠진 경우가 많다.

간장게장용 꽃게, 살아있는 것보다 냉동이 더 맛있다?에서 다뤘던 등딱지 탄력 확인이 대게와 홍게에도 적용된다. 등딱지 중앙을 엄지로 눌렀을 때 딱딱한 저항감이 있으면 살이 찬 것이다.

무게감도 중요하다. 크기 대비 묵직한 것을 고른다. 가벼우면 살이 빠진 것이다. 시장에서 비슷한 크기를 두 마리 들어보면 차이가 느껴진다.


대게와 홍게를 같은 날 나란히 쪄서 비교해봤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느낀 것이 내장이었다. 대게 내장을 밥에 비볐을 때 고소하고 진한 그 맛이 홍게와 달랐다. 살 질감도 대게가 더 쫄깃했다. 가격 차이가 이해됐다.

그렇다고 홍게가 나쁜 게 아니었다. 탕으로 끓였을 때 홍게도 국물이 진하고 맛있었다. 목적이 다를 뿐이었다.

겨울 게를 사러 가실 때 찜으로 먹을 거라면 대게, 탕이나 국물 요리라면 홍게. 이렇게 구분해서 선택해보세요. 같은 돈으로 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