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무게 조심하세요” 수산시장 저울 치기 수법, 중매인 아버지의 단호한 대처법
처제가 작년 추석 전에 수산시장에서 꽃게를 샀다. 1만 원어치라고 해서 봉지째 집에 가져왔는데, 이상하게 양이 적은 것 같아서 저울에 올려봤더니 얼음이 전체 무게의 3분의 1이었다. 꽃게값으로 얼음값을 낸 셈이다. 황당하다고 했더니 처제 말이, “뭐라고 하기도 눈치 보여서 그냥 왔다”는 것이다. 이 말이 좀 걸렸다. 뭐라고 하기가 눈치 보인다. 그게 바로 이런 수법이 계속 통하는 이유다. 나도 처음에 괜히 트러블 만들고 싶지 않아, 말은 안하고 참는 편이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나만 더 손해인것 같아 이런 경우에 주인 눈치보지 않고 말하는 편이다.
아버지에게 이 이야기를 해드렸고, 아버지께서는 “그거 오래된 수법이야. 나쁜 마음 먹은 데서는 물까지 뿌린다고.” 위판장에서 수십 년을 보낸 분이 하시는 말이라 무게가 달랐다. 그날 저녁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에게 수산시장 속임수 수법을 하나하나 물어봤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았고, 생각보다 대처법은 간단했다. 모르면 당하고, 알면 안 당한다. 그게 전부다.

중매인이 목격한 저울 수법의 종류
아버지가 꼽은 수법은 크게 네 가지다. 아버지가 계신 위판장에서는 이런 일이 없지만, 타 지역 위판장이나 실세 시장에서 실제로 목격하셨거나 들으셨던 것들이다.
첫째, 물 뿌리기다. 생선에 물을 흠뻑 뿌려서 무게를 늘리는 방법이다. 생선은 원래 축축하니까 소비자가 눈치채기 어렵다. 특히 낙지나 오징어처럼 표면이 젖어있는 게 자연스러운 생선에 많이 쓰인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손바닥으로 생선 표면을 가볍게 쓸어봤을 때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수준이면 의심해봐야 한다고 하셨다.
둘째, 얼음 무게 포함이다. 처제 꽃게 사건처럼, 얼음을 대량으로 깔아놓고 생선과 함께 달아버리는 방법이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얼음을 쓰는 건 당연하지만, 얼음 양이 과도하게 많으면 의도가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이걸 ‘얼음 장사’라고 부르셨다.
셋째, 저울 영점 조작이다. 저울 위에 비닐봉지나 쟁반을 올려놓고 영점을 맞춰야 하는데, 이를 슬쩍 건너뛰거나 고의로 0이 아닌 상태에서 시작하는 방법이다. 디지털 저울도 예외는 아니다. 구형 저울일수록, 그리고 손님이 많아 바쁜 타이밍일수록 이런 일이 생기기 쉽다.
넷째, 포장재 무게 포함이다. 두꺼운 스티로폼 용기나 무거운 비닐백에 담아서 용기째 달아버리는 것이다. 얇은 비닐이야 무게가 미미하지만 두꺼운 스티로폼 용기는 200~300g이 나오는 것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행위 전반을 통칭해 ‘불량 계량’이라고 부른다. 계량에 관한 법률이 있어 적발되면 처벌받지만, 소비자가 그 자리에서 문제 제기를 안 하면 사실상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 밑에서 이런 경험을 많이 한 나도 간혹 놓치는데 일반 소비자들은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것이다.
수법별 대처법 한눈에 보기
| 수법 종류 | 확인 방법 | 현장 대처법 |
|---|---|---|
| 물 뿌리기 | 표면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지 확인 | “물기 좀 털어주세요” 한마디 |
| 얼음 무게 포함 | 얼음 제거 후 재달아달라고 요청 | “얼음 빼고 달아주세요” |
| 저울 영점 불량 | 저울 표시창이 0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 | 저울 올리기 전 0 확인 요청 |
| 포장재 무게 포함 | 용기만 먼저 달아서 차감 여부 확인 | “용기 무게 빼주세요” |
| 눈속임 분량 | 집에서 바로 재보기 | 영수증 보관 후 민원 신고 가능 |
대처법이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핵심은 그 자리에서 말하는 것이다. 집에 와서 억울해봐야 소용없다. 한마디만 하면 대부분의 정직한 상인은 흔쾌히 다시 달아준다. 오히려 그 한마디에 당황하거나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라면 그게 더 수상한 신호다. 저울을 확인할 때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있는 위치에 표시창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법적으로 계량기의 표시창은 구매자가 볼 수 있어야 한다. 몸으로 가리거나 표시창이 뒤로 돌아가 있으면 정중하게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아버지가 알려준 현장 대처의 핵심 원칙
아버지는 “따지는 게 아니라 확인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쓰셨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의심한다는 태도가 아니라, 제값을 내고 제대로 사겠다는 당연한 소비자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말 몇 가지를 아버지에게서 받아적었다.
“얼음 빼고 달아주실 수 있어요?” — 가장 자주 써야 하는 말이다. 부드럽게 물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저울 한 번만 다시 확인해주세요.” — 영점이 의심될 때. 따지는 게 아니라 확인을 요청하는 어조다.
“봉투 무게 빼주셨죠?” — 당연히 빼는 거 아니냐는 뉘앙스로 자연스럽게 묻는 것이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단골 가게를 만드는 게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다. 믿을 수 있는 가게를 한 곳 정해두면 매번 이런 확인을 안 해도 된다. 수산시장에는 대부분 좋은 상인이 훨씬 많다. 일부의 나쁜 관행이 전체 이미지를 흐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계절이나 산지에 따른 가격 변동도 알아두면 좋다. 제철 생선은 가격이 합리적이지만 비수기에는 가격이 오르면서 저품질 상품이 끼어들 여지가 생긴다. 특히 명절 전후로 수산시장이 혼잡할 때 이런 불량 계량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게 아버지 경험담이다.
앞으로 수산시장에서는 다음 행동을 기억하자
얼음 빼고 달아달라는 말 한마디. 저울 0 확인 한 번. 이게 전부다. 어렵지 않다.
아버지는 수협에서 오래 일하시면서 유독 소비자가 제값을 못 받는 장면을 많이 보셨다고 했다. 그게 항상 마음에 걸리셨다는 것이다. “생산자도, 상인도, 소비자도 다 제값 받아야 시장이 건강한 거야.” 짧은 말씀이었는데 묘하게 무겁게 들렸다. 내 아들이 나중에 시장에서 혼자 생선 사러 갈 나이가 됐을 때, 이 한마디만큼은 꼭 알려줄 생각이다.
혹시 수산시장에서 억울하게 당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 자리에서 말하기 망설여지셨다면, 다음엔 “얼음 빼고 달아주세요” 딱 한마디만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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