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 값 주고 점성어 사는 일, 생각보다 흔하다
지인이 여름에 민어를 한 마리 샀다. 제법 큰 것으로, 가격도 꽤 줬다. 집에 와서 회를 떴는데 살 색깔이 이상했다. 민어 살은 흰빛이 도는 투명한 느낌인데, 이건 좀 더 탁하고 노란 기운이 강했다. 맛도 달랐다. 민어 특유의 담백하고 깊은 맛 대신 밋밋하고 기름진 느낌이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건 민어가 아니라 점성어였다. 점성어는 민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엄연히 다른 생선이다. 민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 정상인데, 민어 값을 받고 팔린 것이다. 지인은 그날 꽤 억울해했다. 옆에서 나도 지켜보는데 속상하고 화가 났다. 비단, 이것은 내 지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핵심 문제는 이 두 생선이 생각보다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보이지만 시장 좌판에서 혼자 보면 헷갈리기 쉽다. 쉽게 구별하는 법을 알고나면 생각보다 간단해서 놀라울 것 이다.

딱 한 곳만 봐도 된다. 바로 등지느러미 끝.
민어와 점성어를 구별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등지느러미 가장자리다.
민어는 등지느러미 끝 테두리에 희미하지만 분명한 노란빛이 돈다. 지느러미 전체가 노란 게 아니라 가장자리 선 부분에만 옅게 노란 테두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점성어는 이 노란 테두리가 없다. 등지느러미가 전체적으로 회색빛이거나 어두운 색이다. 이것 하나만 알면 시장에서 1초 만에 구별이 가능하다. 아버지가 위판장에서 두 생선이 섞여 들어왔을 때 이 방법으로 즉시 분류하셨다고 한다.
노란 테두리가 확인됐다면 두 가지를 더 보면 확실해진다.
입 모양을 옆에서 본다. 민어는 아래턱이 위턱보다 앞으로 나온 주걱턱 형태다. 점성어는 위아래 턱이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생선 옆면을 볼 때 입 주변을 한 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판단이 된다.
비늘 광택도 다르다. 민어는 비늘이 크고 뚜렷하며 빛을 받으면 은빛 광택이 강하게 난다. 점성어는 비늘이 조금 더 작고 광택이 덜하다. 어두운 곳에서 보면 민어가 훨씬 더 반짝이는 느낌이 난다.
손질된 상태에서 구별하는 법
시장에서 이미 머리를 자르거나 포를 뜬 상태로 파는 경우, 지느러미로 구별하기 어렵다. 이때는 살 단면 색깔을 본다.
민어 살은 흰빛이 강하고 약간 투명한 느낌이 난다. 결이 선명하고 빛에 비추면 살짝 반투명한 질감이다. 점성어 살은 노란 기운이 돌고 불투명한 편이다. 지인이 회를 뜨고 나서 이상하다고 느꼈던 이유가 바로 이 색깔 차이였다.
냄새도 힌트가 된다. 민어는 깊고 맑은 바다 향이 나는데, 점성어는 약간 더 강하고 기름진 비린내가 난다. 미묘한 차이지만 두 생선을 여러 번 접해보면 구별이 가능하다.
| 확인 항목 | 민어 | 점성어 |
|---|---|---|
| 등지느러미 | 가장자리 노란 테두리 있음 | 노란 테두리 없음 |
| 입 모양 | 아래턱이 앞으로 나온 주걱턱 | 위아래 턱 균형적 |
| 비늘 광택 | 크고 강한 은빛 광택 | 작고 광택 약함 |
| 살 색깔 | 흰빛 투명한 느낌 | 노란 기운, 불투명 |
| 제철 | 6~8월 | 연중 |
| 가격 | 현저히 높음 | 민어보다 낮음 |
계절이 추가 힌트가 된다
진짜 민어는 7~8월이 제철이다. 이 시기를 벗어난 시점에 민어라고 팔리는 생선은 냉동이거나 점성어일 가능성이 올라간다. 겨울에 시장에서 싱싱한 민어를 발견했다면 더 꼼꼼히 확인하는 게 맞다. 가격도 힌트다. 제철 민어 가격은 상당히 높게 형성된다.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싸다면 등지느러미부터 한 번 확인해보는 게 좋다. 물론 모든 저가 민어가 점성어는 아니다. 하지만 싸다는 느낌이 들면 의심하는 게 손해 보는 것보다 낫다.
아버지가 강조하신 것 한 가지. “점성어가 나쁜 생선이 아니야. 제 값에 팔면 훌륭한 생선이야. 탕으로 끓이면 국물이 진하고 맛있거든. 문제는 민어 행세를 할 때야.” 알고 사는 것과 속아서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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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를 사러 갔다가 가격이 이상하게 싸서 고민하신 적 있으신가요? 다음엔 등지느러미 끝 노란 테두리부터 확인해 보세요. 거기서 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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