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 비싸도 제철에 한 번은 먹어야 하는 이유

제철 수산물 감별법

성게를 처음 제대로 먹은 건 일본 여행에서였다. 성게덮밥이었는데 한 입 먹고 멈췄다. 짭짤하고 달콤하면서 바다 향이 진하게 올라왔다. 이게 성게 맛이구나 싶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성게를 찾았다. 수산시장에서 봤는데 작은 통 하나가 꽤 비쌌다. 망설이다가 샀는데 일본에서 먹은 것과 달랐다. 맛이 밍밍하고 쓴맛이 약간 있었다.

같은 성게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싶었다. 신선도 문제일 수도 있고 산지 차이일 수도 있었다. 성게는 제대로 고르지 않으면 비싼 돈 쓰고 실망하기 쉬운 식재료라는 걸 그때 알게 됐다.

선명한 노란빛 성게알이 통에 담긴 모습
색이 탁해진 성게는 드실 수 없습니다. 진한 주황색 또는 선명한 노랑색을 기억하세요

성게알의 색깔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성게알은 선명한 노란색 또는 주황색이다. 색이 진하고 윤기가 있다. 알 하나하나가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고 형태가 살아있다.

시간이 지나거나 신선도가 떨어진 성게알은 색이 탁해진다. 노란빛이 옅어지면서 전체적으로 회색빛이 돌기 시작한다. 알들이 뭉개지거나 형태가 흐릿해진다. 이 상태에서는 쓴맛이 강해지고 달콤한 맛이 사라진다.

냄새도 확인해야 한다. 신선한 성게는 달콤하고 짭짤한 바다 향이 난다. 불쾌한 냄새나 과하게 강한 비린내가 올라오면 피한다.

성게알 보존제로 명반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명반은 성게알이 뭉개지는 것을 방지하고 보존 기간을 늘리는 데 쓰이는데, 이것이 쓴맛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명반 처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명반 성게는 더 비싸지만 단맛이 살아있고 쓴맛이 없다.


성게 제철과 산지별 차이

성게는 봄과 여름이 제철이다. 3월에서 8월 사이에 알이 꽉 차고 맛이 절정을 맞는다. 이 시기를 벗어나면 알이 빠지고 맛이 밋밋해진다.

국내 성게 주요 산지는 동해와 제주다. 두 산지 성게 맛이 다르다.

동해 성게는 차가운 수온에서 자라기 때문에 성장이 느리다. 대신 알이 치밀하게 꽉 차있고 단맛이 강하다. 크기는 작은 편이다. 울진, 강릉, 울릉도 성게가 여기 해당한다.

제주 성게는 동해보다 수온이 높아서 크기가 큰 편이다. 맛은 동해 성게보다 가벼운 편이지만 물량이 많아서 가격이 낮다. 계절에 따라 맛 차이가 크다.

일본 성게가 유독 맛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유가 있다. 일본은 성게 생산지 근처에서 바로 처리하고 명반 없이 유통하는 비율이 높다. 산지에서 빠르게 소비되는 구조가 성게 맛을 살리는 것이지 일본 성게 자체가 특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신선도와 명반 처리 여부가 핵심이다.


성게밥 제대로 만드는 법

성게를 활용한 요리 중 가장 간단하고 성게 맛을 잘 살리는 것이 성게밥이다.

재료가 단순하다. 밥, 성게알, 간장, 참기름, 김이 전부다. 단순한 재료라 성게 자체 품질이 결과를 결정한다. 신선도가 낮은 성게를 쓰면 양념으로 가릴 수가 없다.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성게알을 올린다. 간장을 살짝 두르고 참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린다. 구운 김을 부숴서 올리고 비빈다. 간장은 성게의 짠맛을 고려해서 소량만 쓰는 것이 맞다.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성게 단맛이 사라진다.

비비지 않고 성게알을 밥 위에 올려서 한 숟갈씩 먹는 방법도 있다. 성게알이 밥 열기에 살짝 녹아들면서 맛이 퍼지는 것이 느껴진다.

성게 미역국도 좋다. 다시마 육수를 낸 뒤 불을 끄고 성게알을 넣는다. 열을 가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뜨거운 국물 안에서 성게알이 녹아들면서 국물에 단맛과 감칠맛이 배어든다. 이 상태에서 미역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끓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한번 끓이면 성게 향이 날아가고 맛이 밋밋해진다.

요리성게 넣는 시점핵심 포인트
성게밥완성된 밥 위에 올리기간장 소량, 비비면서 먹기
성게 미역국불 끄고 나서 넣기끓이지 않아야 향 살아남
성게 파스타불 끄고 면과 버무리기고온에서 오래 가열 금지
성게 날것그냥 먹기명반 없는 것, 당일 소비

공통점이 있다. 성게는 열을 오래 가하지 않는 것이 맛을 살리는 원칙이다. 익히지 않거나 마지막에 넣어서 여열만 받게 하는 것이 성게 요리의 기본이다.


성게를 사실 때 색깔부터 보세요. 선명한 노란빛이 살아있고 알 형태가 뚜렷한 것이 좋은 성게입니다. 가능하면 무명반 표기가 있는 것을 선택하고, 사온 날 바로 먹는 것이 원칙입니다. 성게는 하루만 지나도 맛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