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참돔이 양식보다 무조건 맛있다?

제철 수산물 감별법

자연산이면 무조건 낫다. 이 믿음이 수산시장에서 꽤 비싼 값을 하고 있다. 자연산이라는 팻말 하나에 가격이 두 배, 세 배로 뛰는 경우가 흔하다. 참돔이 특히 그렇다. 궁금해서 수산물 관련 커뮤니티를 뒤져봤다. 자연산 참돔을 먹어봤는데 양식이랑 별 차이 못 느꼈다는 글이 꽤 있었다. 반대로 확실히 다르다는 글도 있었다. 같은 자연산인데 왜 경험이 갈릴까.

역시나 오늘도 아버지한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예상과 달랐다. “자연산이 항상 낫지는 않아. 언제 잡혔느냐가 더 중요해.” 위판장에서 30년을 보낸 사람이 하는 말이라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더 파고들었다. 자연산이 확실히 나은 때가 언제인지, 반대로 양식이 오히려 나은 상황이 언제인지. 그 대화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했다.

수족관안에 자연산 참돔 한마리가 힘차게 돌아다니는 사진
자연산 참돔과 양식 참돔, 맛으로 구별 하실 줄 아세요?

자연산이 확실히 나은 때

이 말에 답을 한줄로 정리 할 수 있다. 봄, 산란 직전 딱 그 한 시기다.

4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참돔은 산란을 앞두고 몸에 지방을 최대한 비축한다. 이 시기 자연산 참돔은 살이 쫄깃하고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온다. 회로 먹으면 살 결이 선명하고 탄탄한 저항감이 느껴진다. 이 맛은 양식으로 재현하기 어렵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이 시기 위판장에서 자연산 참돔 경매가가 연중 가장 높게 형성된다고 하셨다. 중매인들도 이 시기 자연산을 가장 공격적으로 낙찰받는다. 비싸게 구입을 해도 더 높은 가격으로 다시 재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를 벗어나면 완전히 얘기가 달라진다.


양식이 오히려 나은 때

산란 직후, 7월에서 8월 사이 자연산 참돔은 살이 빠진다. 지방을 다 소진한 뒤라 살이 퍼석하고 맛이 밋밋하다. 이 시기 자연산을 자연산 가격에 사면 손해다. 겨울 자연산도 마찬가지다. 수온이 낮아지면 참돔이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면서 어획량이 줄고 가격이 오른다. 하지만 이 시기 자연산이 봄 자연산만큼 맛있냐 하면 그렇지 않다.

반면 잘 관리된 양식장의 참돔은 연중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 최고는 아니지만 실망도 없다. 봄 이외의 시기라면 오히려 가격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양식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외형으로 구별하는 세 가지

자연산과 양식을 눈으로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세 곳을 본다.

첫째, 등 부위이다. 자연산은 바다속을 깊게 헤엄쳐 다니기 때문에 등지느러미 앞쪽 근육이 양식보다 좀 더 뚜렷하게 발달해 있다. 옆에서 보면 등 쪽이 두툼하게 산처럼 솟아있는 느낌이 난다. 반면에, 양식으로 자란 참돔은 상대적으로 이 등 부분이 덜 발달해 있고 전체적으로 균일한 체형이다.

둘째, 주둥이 끝이다. 자연산은 바위를 쪼으며 먹이를 먹기 때문에 주둥이 끝이 약간 닳아있는 경우가 있다. 양식은 사료를 먹으니 주둥이가 매끄럽다. 이게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도 처음에 아버지가 말씀해주셨을 때 전혀 이해가 안갔다. 하지만 비교하면서 볼수록 그 차이가 있다는걸 알게 된다. 이건 일반인이 구별하기는 쉽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참돔의 비늘 색깔이다. 자연산은 선홍빛이 선명하고 비늘 아래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깊은 빛깔이 난다. 양식은 분홍빛이 균일하고 선명도가 덜하다. 이 방법이 양식과 자연산을 구별할 수 있는 일반인들에게 가장 쉬운 방법일 것 이다.

확인 항목자연산양식
등 부위두툼하게 발달균일하고 덜 발달
주둥이끝이 약간 닳은 느낌매끄럽고 상처 없음
비늘 색선홍빛 깊고 선명분홍빛 균일, 선명도 낮음
체형날렵하고 유선형배 볼록, 전체 둥근 편
맛 절정봄 산란 전연중 일정

결국 계절이 답이다

자연산이냐 양식이냐보다 언제 잡혔느냐가 맛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4월 말에서 6월 초 자연산이라면 가격 값을 한다. 그 외 시기라면 잘 관리된 양식이 가격적으로 그리고 맛으로 오히려 합리적이다. 물론, 단순하게 내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중매인들이 비슷하게 생각을 한다.

인터넷에서 자연산 참돔 먹어봤는데 별 차이 못 느꼈다는 글들, 대부분 제철이 아닌 시기에 먹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반대로 확실히 다르다는 글들은 봄 제철에 먹은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같은 자연산이라도 시기에 따라 경험이 갈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자연산이라는 말에 돈을 쓰지 말고 맛에 돈을 써라.” 아버지가 짧게 하신 말씀인데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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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시장에서 참돔을 고르실 때 자연산과 양식을 나란히 놓고 등 부위와 색의 차이를 한번 비교해 보세요. 생각보다 확연히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