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꽁치로 만든 것과 청어로 만든 것이 다르다는 걸 아는 사람이 드물다
과메기를 처음 제대로 먹은 건 포항 출신 친구 덕분이었다. 겨울에 친구 집에 초대받아서 상에 올라온 과메기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별로 먹고 싶지 않았다. 반건조된 생선을 날로 먹는다는 것이 낯설었다.
억지로 한 점 집었다. 김, 마늘, 쪽파, 초장과 함께 먹었는데 기대와 달랐다. 기름진데 비리지 않았다. 진한 맛이 올라오면서 씹을수록 고소했다. 그날 꽤 많이 먹었다.
나중에 과메기를 직접 사러 시장에 갔을 때 꽁치 과메기와 청어 과메기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가격도 달랐다. 청어 과메기가 더 비쌌다. 맛 차이가 있는 건지 궁금해서 둘을 각각 사서 비교해봤다. 분명히 달랐다.
과메기가 만들어지는 원리
과메기는 생선을 겨울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면서 건조시킨 것이다. 냉동과 해동이 반복되면서 수분이 빠지고 지방이 농축된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아미노산이 생성된다. 이것이 과메기 특유의 감칠맛을 만든다. 완전히 건조한 것이 아니라 반건조 상태라 살이 촉촉하면서 지방이 응축된 독특한 식감이 나온다.
포항 구룡포가 과메기로 유명한 이유가 여기 있다. 구룡포는 겨울에 냉랭한 북서풍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 일정한 속도와 온도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부는 환경이 과메기 건조에 최적의 조건이 된다. 같은 생선을 다른 지역에서 건조해도 구룡포 과메기와 맛이 다른 이유다.
과메기 원료가 꽁치로 바뀐 역사가 있다. 원래 과메기는 청어로 만들었다. 청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에는 청어 과메기가 전통이었다. 이후 동해 청어 어획량이 급격히 줄면서 꽁치가 대체재로 자리잡았다. 지금 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과메기 대부분이 꽁치 과메기인 이유다.
꽁치 과메기와 청어 과메기 차이
두 과메기는 원료 생선의 특성이 달라서 맛과 지방 함량에 차이가 난다.
꽁치는 지방 함량이 높은 등 푸른 생선이다. 건조 과정에서 이 지방이 농축되면서 기름진 맛이 강해진다. 살이 부드럽고 단맛이 있다. 건조 기간이 짧아도 맛이 나오는 편이라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시중에서 흔히 보이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
청어는 꽁치보다 크고 살이 두툼하다. 지방 함량도 꽁치보다 높은 편이다. 건조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손질도 복잡하다. 그만큼 맛이 진하고 깊다. 청어 과메기는 씹을 때 지방이 풍부하게 느껴지면서 감칠맛이 오래 남는다. 가격이 꽁치 과메기보다 높다.
두 과메기를 나란히 먹어보면 차이가 뚜렷하게 느껴진다. 꽁치 과메기가 부드럽고 가볍다면 청어 과메기는 더 진하고 묵직하다. 처음 과메기를 접하는 분들에게는 꽁치 과메기가 덜 부담스럽다. 과메기 맛에 익숙해진 뒤 청어 과메기를 경험하면 그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진다.
외형에서도 차이가 있다. 크기가 가장 뚜렷한 구별점이다. 청어 과메기가 꽁치 과메기보다 크고 두툼하다. 색깔도 약간 다르다. 꽁치 과메기는 표면이 은빛에 가깝고, 청어 과메기는 전체적으로 좀 더 어두운 색이다.
| 구분 | 꽁치 과메기 | 청어 과메기 |
|---|---|---|
| 크기 | 작고 가늘음 | 크고 두툼 |
| 지방 함량 | 높음 | 꽁치보다 더 높음 |
| 맛 특성 | 부드럽고 가벼운 기름진 맛 | 진하고 묵직한 감칠맛 |
| 건조 기간 | 상대적으로 짧음 | 더 오래 걸림 |
| 가격 | 낮음 | 청어가 더 비쌈 |
| 구하기 | 쉬움 | 어획량 적어 구하기 어려움 |
| 추천 대상 | 과메기 입문자 | 과메기 마니아 |
신선한 과메기 고르는 법
과메기는 반건조 제품이라 신선도 개념이 생선과 약간 다르다. 그래도 상태를 확인하는 기준이 있다.
색깔이 첫 번째다. 좋은 과메기는 표면이 은빛 또는 짙은 청빛이 도는 색이다. 지방이 적당히 응축되어 표면에 윤기가 있다. 노랗게 변했거나 갈색 기운이 돌면 지방 산패가 시작된 것이다. 등 푸른 생선 계열이라 산패가 다른 건어물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반건조 수산물의 흰 가루, 곰팡이인지 소금인지 모르면 버리거나 잘못 먹거나에서 다뤘던 기름 산패 냄새 확인법이 과메기에도 적용된다.
냄새가 두 번째다. 신선한 과메기는 고소하고 진한 해산물 향이 난다. 생선 특유의 비릿한 향이 있지만 불쾌하지 않다. 산패한 기름 냄새나 쏘는 비린내가 올라오면 피한다.
건조 상태가 세 번째다. 너무 바짝 말랐거나 반대로 너무 촉촉한 것은 피한다. 적당히 건조된 과메기는 손으로 눌렀을 때 약간의 탄력이 있으면서 수분이 느껴진다. 이 상태에서 먹을 때 식감이 가장 좋다.
포장 상태도 확인한다. 과메기는 지방 함량이 높아서 공기에 노출되면 산패가 빠르다. 진공 포장이나 밀봉 포장된 것이 더 오래 신선하게 유지된다. 포장이 헐렁하거나 공기가 많이 들어간 것은 피한다.
과메기 제대로 먹는 방법
과메기를 처음 먹는 분들이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과메기만 덩그러니 집어 먹거나, 양념이 없이 먹는 경우다. 과메기는 곁들임 재료와 함께 먹어야 맛이 산다.
기본 조합은 김, 쪽파, 마늘, 미역, 초장이다. 이 다섯 가지가 있으면 과메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먹는 순서가 있다. 김 위에 과메기 한 점을 올린다. 쪽파와 마늘 편을 함께 올린다. 미역을 곁들인다. 초장을 살짝 찍는다. 김으로 싸서 한입에 먹는다.
이 조합에서 각 재료가 역할이 있다. 김은 과메기의 기름진 맛을 받아주면서 향을 더한다. 쪽파와 마늘은 비린 기운을 잡아주고 매운 향이 과메기 지방과 어울린다. 미역은 과메기의 묵직한 맛을 청량하게 정리해준다. 초장은 새콤달콤한 맛으로 전체를 정리한다.
미역 대신 깻잎을 쓰는 방법도 있다. 깻잎의 향이 과메기 비린 기운을 잡아주면서 독특한 조합이 된다. 병어회, 깻잎에 싸서 된장 찍으면 왜 맛있나에서 다뤘듯 깻잎은 생선 지방과 잘 어울리는 재료다.
과메기에 고추냉이를 곁들이는 방법도 있다. 일식 스타일로 간장과 와사비에 찍어 먹으면 과메기의 진한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청어 과메기처럼 지방이 풍부한 것에 와사비가 잘 맞는다.
보관과 활용
과메기는 구입 후 빠르게 소비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건조 상태라 완전 건조보다 보관 기간이 짧다. 냉장 보관 기준 3~4일 이내에 먹어야 맛이 유지된다.
냉동 보관이 가능하다. 진공 포장해서 냉동하면 1~2개월은 품질이 유지된다. 과메기는 지방이 풍부해서 냉동과 해동 과정에서 산패가 진행될 수 있다. 소분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것이 맞다.
과메기를 남겼을 때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잘게 썰어서 볶음밥에 넣으면 고소한 맛이 올라온다. 과메기 지방이 밥에 배어들면서 독특한 풍미의 볶음밥이 된다.
과메기 제철이 11월에서 2월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음 겨울을 기다려야 한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겨울에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그게 시작 신호다.
과메기를 처음 드셔보실 계획이라면 꽁치 과메기부터 시작하세요. 청어보다 맛이 가볍고 부담이 적습니다. 김, 쪽파, 마늘, 초장 준비하고 한 점 싸서 드셔보세요.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이 나올 겁니다. 과메기가 왜 겨울 별미인지는 한 점 먹어봐야 압니다.